(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됐다는 소식에 대우건설 직원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2010년 산업은행 관리에 있다가 7년여 만에 또다시 새 주인을 맞게 되면서 "잦은 사주 교체로 직원들이 동요할까봐 걱정"이라는 의견과 함께 "오히려 담담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한 임원은 "입찰 결과를 보며 이미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던 터라 직원들도 생각보다 조용한 분위기"라며 "임시 주인이 아니라 새 주인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안정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사업운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처음엔 외국자본이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어 먹튀 논란도 예상했는데 중견 건설사지만 건실한 회사가 인수하게 돼서 다행"이라며 "최종 계약까지 잘 마무리돼 회사 매각으로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도 바로 잡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내부적으로는 다른 체급으로 여겼던 주택 전문 중견사에 인수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우건설의 한 간부는 "과거 대우그룹 시절 건설 공채로 입사해 지금까지 근무했는데 중견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보니 착잡한 마음도 드는 게 사실"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대우와 호반건설과의 급여 차이 등 현실적인 문제를 걱정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중견 건설사에 인수되면서 신인도가 중요한 해외공사 수주에서 불이익을 받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호반이 자금력이 있다고 하지만 중간에 회사를 되파는 일이 없도록 (호반의) 자금조달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지분 40%만 우선 인수하기로 한 것을 놓고도 반응이 엇갈린다.
대우의 한 직원은 "인수기업 입장에서 자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 '승자의 저주'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40% 인수는) 영리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10%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자금조달 측면이나 기업 신용도 면에서도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호반건설은 해외사업 경험이 없고 주택건설만 해온 회사여서 앞으로 수익성이 없는 해외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며 "특히 지분을 40%만 인수해 온전한 경영권을 확보한 것도 아니어서 불안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김우순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면서 구체적인 매각 조건과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밀실 매각을 진행해왔다"며 "앞으로 문제 제기를 통해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명백히 밝혀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