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백운규 장관 주재로 이날 아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5% 관세 부과시에 우리 철강수출 등에 대한 미칠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며 “미국 정부의 최종결정 때까지 철강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처의 문제점을 적극 제기하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채택되도록 대미 아웃리치(이해관계자 설득 노력)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또 지난 25일부터 방미중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및 의회 주요 인사 등을 접촉해 이번 철강 수입규제 조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 철강수입업체의 피해가 최소화돼야 한다고 미국에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25% 관세 부과’ 방안을 선택한 배경에는 미국 내 철강 수입업계의 ‘특정 12개국 53% 부과안’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철강재를 원료 및 중간재로 써 최종재를 만드는 자동차·건설·항공업계 등에서 제품판매가격이 인상되고 그에 따라 미국 내 각종 소비제품 판매가 부진에 빠져들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산 등 특정 12개국에만 초고율 관세 53%를 부과할 경우 미국내 철강 조달시장 가격이 추가 수입관세액만큼 뛰고 각종 제조업 품목에서 고스란히 소비자가격 상승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철강회사조차 경쟁력을 잃게 될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앨런 그린스펀과 벤 버냉키 등 역대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역을 맡았던 15명의 경제전문가들은 수입산 철강 관세부과에 반대하는 공동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이 조처가 각종 제조업 공산품의 비용 상승 등 미국 경제에 오히려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월 미국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외국산 철강 수입규제안에서 제시한 권고안 총 3가지는 “철강품목이 전세계적 생산·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미국 철강산업 가동률을 72%에서 80%까지 올리기 위해 연간 1330만톤의 철강수입을 줄이는 것”을 공통목표로 내걸고 있다. 권고안 중 어떤 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이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고 상무부가 제안한 것이다.
지난해 우리 철강업계의 미국시장 수출액은 총 32억달러다. 이 가운데 원유 시추에 주로 쓰이는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 강관 등 강관 품목이 53%를 차지한다. 우리 철강업계는 유정용 강관을 주로 수출하는 국내 중소철강업체에 타격이 집중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산업부 쪽은 “모든 수입산 25% 관세부과 방식이 채택된다해도 우리 대미 철강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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