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을 맞이해 예정에 없던 세 가지 모습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의 깜짝 월북과 북한 군부의 거수 경례 그리고 정상회담 수행단의 단체 사진이다. 사전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것으로 친밀감을 더욱 노출했다는 평가다. 회담 성과 역시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8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6·25 전쟁 후 처음으로 남한에 내려온 북한 지도자인 김 국무위원장을 맞이했다. 환한 미소와 힘찬 악수를 인생에는 적극적인 의미의 즐거움, 행복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통과 권태가 있을 뿐이다. 파티와 구경거리와 흥분되는 일들로 가득차 보이는 세상살이도 그 이면의 실상을 알고 보면 고통과 권태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단조로운 시계추의 운동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세상의 사이비 강단 철학자들은 인생에 진정한 행복과 희망과 가치와 보람이 있는 것처럼 열심히 떠들어대지만 나의 철학은 그러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가르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불행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 인생에는 다만 고통이 있을 뿐이다. 가능한 한 그러한 고통을 피해가는 것이 삶의 지혜이고 예지이다. 그러므로 고통의 일시적 부재인 소극적 의미의 행복만이 인생에 주어질 수 있는 최상의 것이고, 현자의 도리는 바로 그러한 소극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나눈 두 정상은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여기까진 시나리오 그대로였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이끌고 군사분계선을 ‘깡총’ 넘어 북으로 갔다. 북에서 남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약 10초간 사진을 찍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은 전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북에 다녀온 대통령이 됐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다시 남쪽으로 넘어왔다. TV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은 아니겠지’ ‘월경이냐 월북이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북한 리명수 군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장면도 파격이다. 정복을 입은 군인은 실외에서 거수 경례로 인사하는 게 원칙이지만, 남북 군인은 아직 정전 상태이기 때문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측 정경두 합참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거수경례하지 않았고 악수만 건넸다. 반면 우리식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리명수 군참모장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 경례후 악수를 했다. 옆에 있던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마찬가지 거수경례 모습을 연출했다.
판문점=이병주 기자
단체 사진 촬영도 돌발 제안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북측 수행단과 우리측 수행단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북측 수행단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최휘 리수용 북한 노동당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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